보고, 듣고, 맛보는 홍콩
보다. 골목골목 볼거리가 넘쳐나는 홍콩. 피크트램을 타고 빅토리아 피크 꼭대기에 올랐다. 높게 솟아오른 건물들이 알록달록 조명들과 어우러져 그만의 근사한 밤 풍경을 선사한다. IFC몰과 하버시티는 쇼핑천국 다운, 말 그래도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모습들을 보인다. 즐비한 명품관, 로컬 브랜드샵, 아기자기한 악세사리점과 그로서리스토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움과 놀라움이 이어진다. 방에서 바라보는 야경 또한 황홀하다. 밤 8시면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진다. 하버에 위치한 건물들이 음악에 맞춰 빛을 내며 춤을 춘다. 방에서 맥주 한 잔하며 바라보는 건물들의 빛 공연은 모든 걱정과 시름들을 날리기에 충분하다.
듣다. ‘위하여~’ ‘건배’ 음식점에서 만난 한국어. 한국인 부부 몇 쌍이 홍콩에서의 만찬을 즐기고 있다. 종업원에게 조심스레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한 할아버지 모습은 미소를 짓게 한다. 홍콩에서의 이틀, 중국어 다음으로 많이 들리는 말, 한국어다. 한국어가 들릴 때마다 고개를 돌려 눈인사를 한다. ‘저도 한국인입니다’라면서. 여행을 할 때면 나도 모르게 한국의 모든 것들을 반가워하고 감사하게 된다. 여행은 나를 애국자로 만든다.
맛보다. 완탕면, 콘지, 딤섬, 허유산 망고, 비첸향 육포, 칭따오 맥주, 기름 좔좔 광둥식 오리고기까지. 먹거리가 풍부한 이곳에서의 매끼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한다. ‘오늘은 어디서 무얼 먹지?’ 점심은 팀호완에서 했다. 포시즌스 호텔 수석셰프가 차린 가게라는 이곳은 직원들이 까칠하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맛 때문에 단골들이 많다고. 일부러 식사 시간을 피해 간 이 곳, 30분 정도를 기다려 맛을 볼 수 있었다. 새우와 각종 야채들이 쌀피에 둘러 쌓인 딤섬, 홍콩의 명물 차슈빠오를 먹었다. 차슈빠오는 호빵보다 바삭하고 만두보다 덜 폭신한 정도의 피가 바비큐 소스로 버무린 돼지고기를 둘러싸고 있는 딤섬이다. 3조각이 나온다. 마지막 한 조각을 두고 신랑과 젓가락 전투를 벌이게 할 만큼 맛이 끝내준다. 저녁은 하버시티의 M&C Duck에서의 오리고기. 밀전병에 오리고기 한 점, 양파, 오이를 조금씩 올리고 달콤한 소스를 반 스푼 정도 곁들여 돌돌 말아먹는다. 칭따오와 함께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요리. 오리고기의 풍부함이 입 안에 야채들과 어우러지면 하루의 피로가 삭- 날아간다.
홍콩에서 맞이하는 셋째날 아침이다. 오랜 시간 포르투칼의 지배를 받았던 마카오로 향한다. 유럽풍 건물 양식들과 그만의 또 다른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터보젯 탈 준비를 해야겠다.
(원고지 : 6.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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