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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13일][5월30일] 허리와 북한

 

허리와 북한

 

허리를 다쳐 앉아있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머리에는 글쟁이라는 , 어깨에는 대기업 직원이라는 완장, 손에는 시스템 엔지니어라는 직함을 달고 있던 시기였다. 책상 밑에 꼬인 선을 정리하다가 허무하게 다쳐버린 허리는 나를 거의 불구자로 만들었다. 한 달간은 병원에서 누워 지냈고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비가 오면 허리가 욱신거린다.

 

미국, 중국, 우리나라가 교묘하게 얽혀있다. 그 중심에는 북한이 있다. 미국은 군사적 요충지로서, 중국은 경제적 마켓으로 우리를 눈여겨보고 있다. 독재정권을 대대손손 물려받은 북한은 이런 우리 외교 태도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십분 활용해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고심해야 한다. 우리의 애간장을 태우는 진짜 상대가 누구인지.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면 우리나라가 갑자기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까. 미국의 군사적 협력이 없으면 북한 미사일에 대한민국이 쑥대밭이 될까. 중국도, 미국도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는 없다. 우리의 눈은 우리 자신에게 향해야 한다. 한반도라는 하나의 민족을 봐야 한다. 내 허리를 가장 잘 알았던 건 꿈, 완장, 직함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원고지 :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