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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일][10월3일] 건강하고 싶다. 건강하고 싶다. 사방이 TV로 둘러싸인 캄캄한 수술실. 푸른색 마스크에 수술 장갑을 낀 의사들이 몇 명인지도 모를 만큼 서있다. 그들의 눈동자가 하나같이 나를 내려다본다. 하나, 둘, 셋. 몇 까지 셌는지도 모르겠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수 세기를 멈춰야했고 눈을 떴을 때는 병원 침실이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 한 무리의 의사들이 내 병실에 올 때마다 옷을 홀딱 벗고 그들 앞에서 빙그르르 돌아야했고 맨 앞에 선 우두머리 의사는 ‘앞으로 또 벗겨놓고 이런 거시키면 안한다고 하라’며 웃었다. 차갑고 무서웠던 수술실 기억, 기분 나쁜 우두머리 의사, 몸에 남은 수술 흔적과 어울리지 않게 사는 동안 전혀 궁금하지 않던 5살 때 겪었던 수술 경험에 대해 나는 꽤 시간이 흐른 후 듣게 되었다. 선천성 심장 판막증이라.. 더보기
[132일][10월2일]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새벽이다. 온 하루를 하와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는다. 오전 다섯 시에 일어나기로 약속했다. 마지막 날인만큼 후회 없이 놀기 위해, 하와이의 태양이 부끄럽지 않을 혈기를 내뿜기 위해. 차량 대여 시작 시간도, 렌터카 회사 오픈 시간인 7시로 맞췄다. 일정은 드라이브다. 하나우마베이에 가서 스노쿨링을 즐기고, 하와이 섬을 돌며 만나는 바다를 매양 느끼기로 했다. 몇 번의 트래킹과 몇 번의 해변놀이가 포함되어 있을까. 네 번째 날은 계획에 없던 잠수함을 탔다. 누가 여행을 계획하느냐로 신랑과 죽일 듯이 으르렁대다가 접점을 찾은 부분이 잠수함. 액티비티를 해야 하는 나와 안전하면서 정적인 놀이를 찾는 신랑 사이의 선택이었다. 하와이는 바.. 더보기
[131일][10월1일] 하와이와 휘발성 기억사이 하와이와 휘발성 기억사이 벌써 삼일차다. 목요일, 금요일 지나면 다시 한국행.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 작렬하는 하와이의 태양, 두 가지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파티하 듯 보내는 매일 밤을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온 몸이 부서질 듯 피곤하데 이 와중에 책을 읽고 내일 둘러볼 여행 코스를 되짚어 본다. 살아있는 하루하루에 감사해하며, 그간의 일정이 기억에서 휘발되기 전에 정리해 본다. ★ 9/29(화) 하와이에서의 둘째날 ☆ 치즈케이크팩토리 - 와이키키 비치 - 알라모아센터 - 레이징 크랩 - 월마트 - ABC마트 첫 날부터 늦잠이라니. 10시에 일어났다. 와이키키를 걷고 치즈버거 인 파라다이스에서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juicy burger를 먹겠다는 계획은 줄어든 오전 시간에 맞춰 변경.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