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IT는 변해야 한다.
‘국내 상황이 아쉽다’ 국내 인터넷 관련 최대 규모 컨퍼런스인 KRnet 2015 참여 소감이다. 바야흐로 IoT 시대다. 컴퓨터는 물론 냉장고, 청소기, 리모콘, 시계 등 모든 ‘사물’간 통신이 가능해지고 있다. 아니, 가능해져야 한다. 이로써 ‘인터넷’은 모든 사물이 갖춰야 할 필수 기능이 됐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IoT 영역에 대한 여러 기술들을 총망라 해 놓은 자리였다.
참가비 30만원.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과 연구소 대표들이 발표자로 소개되어 있었다. 그런데 발표는 예상 밖이었다. 발표자들은 자신이 속한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또는 ‘서비스’를 주로 소개했다. IT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사 자랑을 듣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기대했던 기술개선, 융합, 적용 방식 등에 대한 화두 제시는 전무했다.
한 지인은 이런 일들은 ‘의례’ 있는 일이라며 ‘저작권’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강연자가 발표할 경우, 발표자료, 강연자의 의견 등이 모두 ‘강연자의 것’으로 인식된다고 했다. 따라서 강연에서 들었던 기술을 새로이 적용하려 할 때 해당 강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혹여나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지를 살핀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르다고 했다. 세미나 혹은 컨퍼런스에서 ‘입을 잘못 놀려’ 신기술을 얘기하면 그 강연자는 끝이라는 것. 회사에서 문책을 당할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에게 정보를 넘겨 준 것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현재 서비스 하고 있는 – 참가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 기술들에 대한 지루한 소개만 이어질 수밖에.
블로그 포스팅에도 저작권을 표시하는 시대다. CCL 마크를 달아 내 것을 마음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세상이다. 과연 이런 행위들이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까? 오픈소스에 대해 발표한 한 강연자는 오늘 이런 말을 했다. “자사의 소스를 오픈하면 외부개발자들이 이를 이용해 더 유용하고 진보된 개발물, 서비스, 기능들을 만들어 오기 때문에 강력하다.” 원천 기술에 대한 소유권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함께 만들어 시너지를 높이는 것은 더 중요하다. 허울뿐인 IT강국에서 진짜 일등이 되기 위한 길이다.
(원고지 6.4장)
'끝없는 공부 > 100일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9일][6월25일] 시원하게 비가온다. 지갑도 털리겠다. (0) | 2015.08.29 |
---|---|
[38일][6월24일] 글을 쓰는 이유 (0) | 2015.08.29 |
[36일][6월22일] 삼성vs엘리엇 (0) | 2015.08.29 |
[35일][6월21일] 영화 <쥬라기 월드>리뷰, 이이제이 (0) | 2015.08.29 |
[34일][6월20일] <책은 도끼다> 독서토론 후기 (0) | 2015.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