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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67일][7월23일] <지대넓얕>의 한계


<지대넓얕>의 한계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정보가 없으니 가능성을 타진할 수 없고 그러다보니 무대포식 추진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무식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번째는 정말 모른다는 의미다. 판단할 정보도, 타인의 의사를 떠 볼 배짱도,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해도 모든 것에 대해 모호하다는 뜻이다. 눈이 어두운 상태에서 주변머리만 더듬다보니 감각에 의존해 운좋게 생명줄을 잡을 수도 있지만, 발을 헛디뎌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두번째는 신중함이다. 회의를 할 때 입을 닫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생각을 하느라 조용한 경우가 많다. 누군가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박할 논리를 따질 수도 있고, 의견을 개진하기에 부적절한 위치 혹은 장소라고 느껴서일 수도 있다. 생각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지만, 신중하기에 더 효과적이고 탄탄한 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 지 아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라고. <지대넓얕>이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알아야하지만 몰라왔던것들에 대해 쉽게 정리해준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학창시절 많이 보던 핵심 요약집이다.

이 책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면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가 된다는 조언은 남기고 싶다. 타인이 정리해준 핵심 요약은 우리 기억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뇌의 해마 속에 기억으로 남기는 방법은 단 한가지다. 자신이 쓰고 읽고 생각해야 한다. 지대넓얕의 한계가 여기에 존재한다. 본인이 생각하지 사유는 내 것이 아니다. 학창시절의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부터 회사의 진급 시험까지 우리는 이 불편한 진실을 절감해오지 않았던가.


 

(원고지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