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독서 권하는 세상의 방향과 어울리지 않아 어색하지만, 이 책은 첫번째 챕터만 읽더라도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게 된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세상에는 못 읽고 지나가는 책이 더 많은 법. 그렇게 수백권의 책이 쏟아지는 하루하루, 그 24시간을 올곧이 책에 붙들어 둘 수 없으니, 읽지 않은 책을 이야기해야 할 기회는 분명 발생할 터. 피에르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 그래서 나는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읽어야 할 책들을 정리해두기로 했다. 방학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나, 둘 깊이있게 읽어보리라.
故 박완서 선생님의 맏딸 호원숙님이 쓴 글. 엄마와의 일상을 다룬 '그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의 '그 후', 작가 스스로의 이야기를 담은 '고요한 자유'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말 중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은 '그 가족사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결국에는 다 문학으로 풀어내셨다. 그 어떤 것도 외면하지 않고 버리지 않았다. 머리를 숙일 수 밖에 없다.'는 저자의 말. 엄마의 삶을 살면서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는 세상의 모든 딸들의 마음 아닐까.
구글이 디지털화한 800만권의 책을 검색해 해당 단어가 1520~2012년 사용된 빈도 추이를 그래프로 보여주는 '구글 엔그램 뷰어'를 담고 있다. IT업계 종사자인 내겐 필독서. 하버드대의 젊은 두 학자 - 에레즈 에이든, 장바티스트 미셸 - 가 최초로 구글 북스 데이터를 다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컬쳐노믹스 - 디지털화된 대량의 텍스트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 - 이라는 신 개념도 등장한다고 한다.
이 책을 소개하는 기자의 마지막 문장은 '아름답다'이다. 이유인즉슨, 시간과 우주, 이들의 연대기를 풀어내는 데 물리적, 천문학적, 철학적 사색과 문화적 시선까지 녹아있다는 것. 방대한 배경지식을 요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미국의 물리/천문학자인 애덤 프랭크는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에 의구심을 품고 '물질의 개입'으로 시간과 우주를 풀어낸다고 한다. 영화 <인터스텔라> 이후 또 한번 우주과학을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뷰카(VUCA) 세상 -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 - 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루키 지능을 소개한다. 또한 이것이 리더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소개한다는 것도 눈여겨 볼 점. 리더들의 축적된 경험과 숙달된 기술만 예찬하지 않고 기민한 임기응변을 중시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한겨레신문 국제분야의 정의길 기자가 쓴 책이다. 이슬람 무장세력의 역사를 다룬 책. 제목과 표지가 무척 흥미롭다. 역사적 고찰을 필요로 하는 구성을 하고 있는 듯. IS로 떠들썩한 요즘의 입맛을 만족시킬만 한 책일까?
환경과 주위 상황이 사람의 행동과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들로, 정보가 제공되는 타이밍, 맥락을 약간 바꿈으로써 사람의 행동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입증한다.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는 기술을 전하는 것이 아닌 실례로 입증한다는 것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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