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찻오름 썸네일형 리스트형 [13.08.28~13.08.31]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 사려니숲길 - 도종환 - 어제도 사막 모래 언덕을 넘었구나 싶은 날 내 말을 가만히 웃으며 들어주는 이와 오래 걷고 싶은 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보다 다섯 배 열 배나 큰 나무들이 몇시간씩 우리를 가려주는 길 종처럼 생긴 때죽나무 꽃들이 오 리 십 리 줄지어 서서 조그맣고 짙은 향기의 종소리를 울리는 길 이제 그만 초록으로 돌아오라고 우리를 부르는 산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것들을 주체하기 어려운 날 마음도 건천이 된 지 오래인 날 쏟아진 빗줄기가 순식간에 천미천 같은 개울을 이루고 우리도 환호작약하며 물줄기를 따라가는 길 나도 그대도 단풍드는 날 오리라는 걸 받아들이게 하는 가을 서어나무 길 길을 끊어놓은 폭설이 오늘 하루의 속도를 늦추게 해준 걸 고맙게 받아들인 삼나무 숲길 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