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두 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얽힌다. '오~ 대단한데~' '어떻게 저런 표정을!'같은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입장에서 느껴지는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감동이 그 첫째요, '빌어먹을,,, 시궁창 세상 같으니라고!'같은 분노게이지가 한껏 올라간 대한민국 시민으로서의 감정이 그 둘째다.
영화 <부당거래>에는 핵심 인물 세 명이 등장한다. 그 세명은 각각 경찰, 검찰, 뒷골목을 대표한다. 최철기(황정민)는 경찰이다. "니네 같이 법 안지키는 놈들이 잘 먹고 잘 살아."라는 그의 대사처럼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지만 돈도 없고 뺵도 없어 번번이 진급에서 밀린다. 소주의 쓴 맛과 상관들 욕하기로 억울함을 참아갈 때 그에게 멋드러진 제안이 들어온다.
주양(류승범)은 검사다. 어쩜 그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투명하지 않은지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 살 맛 안난다. 뒷돈을 받아가며 정치인을 봐주고, 매스컴을 교묘히 이용하고, 권세를 이용해 유리한 사건을 도맡는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동료에 대한 '인.간.존.중'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버럭버럭 소리지르는 건 취미요, 사람들 우습게 보는건 특기다.
장석구(유해진)은 경찰을 이용하고 정치인에게 돈을 바치며 야욕을 실현하는 전형적인 '나쁜놈'이다. 하지만 주의 할 것! <부당거래>에서의 장석구는 주양이나 최철기보다 덜 나쁘다. 어쨌든 장석구는 최철기와 한 팀이 되어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끼>에서의 봤던 신들린 발작 연기처럼 유해진의 진면목을 볼 만한 클라이막스 장면이 없어 아쉬웠다.
이렇게 세 명이서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검찰&경찰의 대결 -> 연극놀이 -> 배우와 진범 -> 파국 -> 진짜 사건 놀이 -> 드러나는 진실]로 마무리된다. '진실'은 결국 밝혀지지만 해피엔딩은 아니다. '힘'과 '권력'은 그대로 살아서 움직이니까!
종합적으로, <부당거래>의 교훈은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1. '나쁜 일'을 '진실'이 아닌 '거짓'으로 감추려다가는 더 '나쁜 일'이 생긴다.
2. 친구는 잘 사귀어야 한다.
3. 돈 있고 뺵 있는 놈(?)치고 바르고 투명한 사람 없다.
유독 류승범의 대사가 머릿 속에 남는다.
'호의를 자꾸 베풀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
'되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처녀 치마 자락으로 자빠진다니까.'
정말 싫다. 주양.
- 2010년 11월 5일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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