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사회적 책임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과거에 사회학이나 인문학 같은 학문에서 주로 연구한 바 있습니다. 빈부격차라든가 교육 문제 등이 원인이 되어 개인이 자살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p.13)
자본의 논리야 언제나 거침없다지만 대학이 그 속도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대학이 자본의 법칙에 완전히 예속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중략)... 기업은 ‘실무 위주’의 교육을 원했고 기존의 교육을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규정했다. (p.16)
대학은 ‘University Of the Company, By the Company, For the Company’, 즉 기업의, 기업에 의한, 기업을 위한 대학이 되었다.... 겉으로는 ‘특성화’를 외치지만, 이미 대학은 ‘기업적 가치’라는 하나의 틀 안에서 굉장히 균질해졌다. 이를 거부하면 괴짜, 퇴행, 토대로 평가받을 뿐이다. (p.17)
효율성을 유일한 잣대로 삼은 대학에서 민주주의적 가치는 낭비에 불과하다. 대학평가 지표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시민정신을 대학이 추구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 (p.17)
자본의 편리함은 순간적으로는 달콤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이면의 불편함을 인지하지 못하게 착시를 일으킨다. 그로 인해 비판은 약해지고 이견에 대한 관용의 촉수는 제거된다. 비판의 파이 자체가 엄청나게 줄어드니 개인의 문제 이외의 변수를 따지는 구조가 존재할 리 없다. 그러니 ‘인명은 재천’이라는 공자 시대의 교훈만 맴돌 뿐이다. (p.19)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는 데일 카네기나 피터 드러커의 책이 가장 안전해요. 그리고 경영서적만 나열하면 ‘교양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으니 시중에 나와 있는 ‘무난한’ 인문학 고전을 보험용으로 한 권 정도 적어두는 것도 고려하세요.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이 좋고, 존 롤스의 <정의론>은 오해받을 수 있으니 되도록 빼세요. (p.41)
대학은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되어 내 이마에 바코드를 새긴다.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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