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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담은 책장/발췌

[발췌]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소비자 주권 행사 차원에서 제품을 꼼꼼히 살피는 것처럼 정치사회적 사건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핀 다음에 입장을 세워야 한다. 잘못된 뉴스에 휩쓸려 나의 소중한 주권을 '떨이'할 게 아니라면 뉴스를 살피고 따져야 한다. 그릇된 분위기에 나의 소중한 주권을 끼워 팔 게 아니라면 입장을 세우고 다듬어야 한다. 자신의 얼굴을 빛내기 위해 화장을 하고, 자신의 몸을 건강케 하기 위해 운동을 하듯이 자신의 주권을 소중히 행사하기 위해 눈을 키우고 심지를 굳게 해야 한다. (17P) 

 

생선 가시를 바라내듯 뉴스를 가려 읽는 것은 '따져 읽는' 것을 말한다. 뉴스가 전해주는 내용을 따라 읽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따져가며 읽는 것, 뉴스에 담긴 내용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이다. (26P)

 

취득한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첩보 수준이어서 기사화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기사화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른바 '꺼리'가 안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언론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다. 뉴스는 객관적인 현실세계가 아니라 취사선택된 현실세계다. (27~28P)

 

내밀한 정보나 해박한 식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합리적 의심'이다. 정보와 식견이 '합리적 의심'의 수준을 높여줄 수 있지만 반대로 '합리적 의심'이 정보와 식견의 확장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합리적 의심'이 뭘 조사해야 할지를 알려주기에 조사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그 결과가 정보와 식견의 확장으로 귀결된다. (32P)

 

'합리적 의심'에 따라 조사의 키워드를 추출하기만 하면 정보를 찾고 식견을 쌓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을 찾을 것인지'를 분명히 아는 것이다. (32~33P) 

 

성향은 잠시 내려놓고 이성을 앞세워야 한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말고 '합리적 의심'의 대상을 전방위로 넓혀야 한다. 진영 안에서 건너편을 바라볼 게 아니라 진영의 경계에서 좌우를 살펴야 한다. (35P)

 

조건이란 이런 것이다. 원인이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동력이라면 조건은 그 원인이 예외 없이 동일한 결과를 낳도록 만드는 환경이다. 세균이 식빵에 곰팡이를 만드는 원인이라면 적당한 온도와 습도는 세균이 곰팡이로 귀결되게 하는 조건이다. 따라서 인과관계를 진단하려면 반드시 조건을 같이 살펴야 한다. 원인이 같아도 조건이 다르면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인관관계를 살피는 과정에서 반드시 조건도 함께 살펴야 한다. (64P)

 

필요조건은 특정 조건이 존재하지 않으면 다음 상황이 발생할 수 없지만, 특정 조건이 존재한다고 해서 꼭 다음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 경우의 조건이다.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없지만,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필요조건이다. (65P)

 

수치가 객관적이라 하여 맹신할 필요가 없고, 외국에 전례가 있다고 해서 추종할 필요가 없다. 수치는 평면적이고, 전례는 제한적이다. 변수에 따라 다른 결과를 부를 수도 있는 게 그것들이다. (87P)



- 2012년 11월 5일 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