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란
오늘 수업이 있는 날이다. 요즘 내 삶에 활력소가 되는 이 수업은 외줄타기 같다. 한 번 수업에 갈 때마다 머리가 깨지는 것 같은, 내 사고에 금이 가는 것 같은 충격을 느끼곤 한다. 사람에게서, 사람들의 말에서.
그랬던 곳에 분란이 일고 있다. 핵심은 ‘성’이다. 그 누구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일부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불합리함을, 남성들은 일반화된 인식의 피해를 성토한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묘사에 불편해하고 어지러워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단 말인가. 우리 모두 피해자다.
더 나아가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에 대한 것도 논의되고 있다. 몇몇은 전화로,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누구누구의 의견이 맞고 틀리는 지 언쟁을 하고 있는 듯. 문제는, 모두가 있는 공공의 장소에, 모두가 읽고 생각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해놓고, 자신만 피하듯 도망친다는 데 있다. 말할 입만 있고 들을 귀가 없는 자의 자세라고, 나는 생각한다.
(원고지 2.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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