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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

회비 4만원의 하루 한 온라인 카페 정기모임에 왔다. 엄마의 소개로 참여했는데 이곳에서는 모임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지역 특산물을 가져와 직거래로 거래할 수 있다. 마트, 온라인 쇼핑몰, 전통시장 그 어떤 곳보다 품질 좋은 먹거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 우선 내가 구입한 것은 신랑에게 줄 칡즙, 고추부각, 감식초, 양배추가루, 오디와인, 밤칼 그리고 라면용 자기 그릇.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도자기 그릇이다. 결혼과 동시에 생긴 그릇 욕심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고품질의 저려미 그릇이다. 특히 수저통은 인사동에서 7~10만원 하는 걸 2만원에 샀다. 오예- 그 다음 마음에 드는 건 칡즙. 신랑에게 줄 무언가를 사고 싶었다. (나만 흑염소즙 먹는다고 질투하던 그 아닌가) 몸이 차고 쉽게 지치는 그에게 딱 .. 더보기
해단식 그리고 이별 11시 도착. 12시 점심. 3시 크루즈. 5시 저녁. 그 이후부터 술술술. 그 사이에 족구를 했고 단잠도 잤고 소리도 많이 질렀다. 이래도되나 싶은 정도의 마지막 우리 단 워크샵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잘 풀리지 않는 것들의 이것저것들로부터 함께 버텨온 일년이다. 이제 이 혼란과 애끓음에 종지부를 찍을 시간이다. 각각 다른 곳에 가겠지만 서로 만나면 가족처럼 반가울 터. 잠시 쉬며 몇 글자를 끄적이는 이 순간에도 이 밤이 흐르는 게 안타까운 몇몇의 '위하여~'와 괴성(ㅋㅋ)이 끊이질 않는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헤어짐도 꽤 괜찮은 것 같다. 더보기
취한 주말 진천에 집을 알아보러 다녀왔다. 말도 안되는 전세, 월세, 매매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문제적 문제인 대한민국의 주택시장과 담합을 한, 순진의 탈을 쓴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화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높은 가격들 안에서 내 자본금을 어떻게 맞출까 고민에 고민을, 신랑과 이야기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거친 고속도로를 거쳐 꽤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해, 배달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우리는 여러 고민에 몸을 맏기고 있다. 다음주면 나는 진천에서 삶을 시작한다. 얄궂게 그 일주일 안에 월요일, 수요일 회식과 화요일 수업과 목,금 회사 워크샵과 토요일은 이천행이 예정되어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숨이 막힌다고 할까. 혼자 남을 신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주말에 내.. 더보기
집을 내놓다. 집을 내놓았다. 내 집을 가진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다. 회사 지방 이전에 맞춰 우리도 지방 이주 계획을 잡고 있다. 아마 올해 연말이면 모든 게 정리될 터. 집을 가진 기쁨이 얼마나 컸던가. 입주 후 근 육개월을 집 정리에 힘을 쏟았다. 직접 페인트 칠을 했고, 실리콘을 쏴 주방 마감처리를 하고, 침대와 냉장고만 있던 집에 어울리는 가구며 집기들을 사들였다. 결혼 준비의 연장선 상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주말이면 쓸고 닦는 데 여념이 없었다. 둘이 사는 집에 뭐가 그리 지저분해서 주말마다 청소냐고 친정 엄마한테 잔소리 듣기가 일쑤였는데.. 그랬던 집을 내놓아야 한다니, 아끼던 일부를 잃는 듯한 상실감마저 든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우리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전세 물량이 워낙 없어서 그.. 더보기
서평보다 '읽는 책' 책을 읽으면 으레 서평을 쓰려 했다. 그게 독서의 종착지인양. 를 읽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리뷰나 서평 메뉴가 아닌 '읽은(읽고 있는) 책' 메뉴를 만들어야 겠다 싶다. 서평을 쓰기엔 - 객관적 시각에서 평론의 경지에 이르기엔 - 내 깜냥이 부족하다 절감한다. 특히, 파뇽의 사상을 언급하며 그가 상담했던 "직장을 잃지 않으면서 죄책감 없이 고문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알제리 독립군을 고문하는 프랑스 경찰 이야기가 그렇다. 작가가 지적하는 인간상이 혹은 프랑스 경찰이 바로 내 모습 아닐까? 저자의 문장 하나에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기분. 그래서 서평을 쓰기보다는 품고 느끼련다. 더보기
생선 전쟁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생이 전쟁이라던데, 그간 내가 안일하게 살았는지 갑작스럽게 모든 게 파닥거리는 생선처럼 낯설다. 하루의 8시간. 내 시간을 온전히 쏟아내는 회사에서는 누가 어떤 팀을 원하고, 어떤 적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자리로 어떻게 갈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한다. 파닥거리는 생선이 물기없는 육지에서 살고자 버둥거리는 것처럼. 이게 살아있다는 증거일까. 다행이라면 다행, 나는 꽤 물가 근처에 놓여있는 듯 하다. 좋은 사람들의 측면 지원으로 물 가까이로 다가가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그게 물일지, 뭍일지 모른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리라 마음 먹는다. 명백한 것은 근 몇 주 후에 나는 주말부부를 하게 될 것이고,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그.. 더보기
[토지 1부2권] 아내의 자리 토지. 2(1부 2권) 저자 박경리 지음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 2012-08-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박경리 [토지], 그 거대한 서사의 결정판을 만난다!박경리의 펜... "세상에 이런 법도 있고? 우리 임이아배가 무신 죄를 졌다고 관가 놈들이 개 끌듯이 끌고 갔겄소!...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 했소! 우리 임이 아배가 샐인할 사램이오? 죄라고는 씨 빌리준 것밖에 없소! 그 천하에 무도한 년이, 사람을 날로 씹어묵을 그년이 평산이 그놈하고 배가 맞아서 한 짓 아닌가 말이오!...내가 말을 잘못했소? 내 말이 그르단 말이오? 와 말이 없소! 한마디 대꾸가 없소! 옳으믄 옳고 그르믄 그르다고 말 좀 들어봅시다!..." (p.426~427) 양반을 죽인 죄로 죽음을 당한 남편을 두고, 임이네.. 더보기
[하와이/오하우] 하와이에서는 보낸 이틀 벌써 삼일차다. 목요일, 금요일 지나면 다시 한국행.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 작렬하는 하와이의 태양, 두 가지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파티하 듯 보내는 매일 밤을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온 몸이 부서질 듯 피곤하데 이 와중에 책을 읽고 내일 둘러볼 여행 코스를 되짚어 본다. 살아있는 하루하루에 감사해하며, 그간의 일정이 기억에서 휘발되기 전에 정리해 본다. ★ 9/29(화) 하와이에서의 둘째날 ☆ 치즈케이크팩토리 - 와이키키 비치 - 알라모아센터 - 레이징 크랩 - 월마트 - ABC마트 첫 날부터 늦잠이라니. 10시에 일어났다. 와이키키를 걷고 치즈버거 인 파라다이스에서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juicy burger를 먹겠다는 계획은 줄어든 오전 시간에 맞춰 변경. 전 날밤 꽉 찬 복부에 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