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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

[하와이/오하우] 한국과 하와이 그 중간 추석이 끝났나? 싶은 기분인데 추석 명절 연휴를 2백프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주 시댁방문, 이번 주 친정방문, 그리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하와이 여행 시작이다. * 한국에서, 항공체크인 - 환전 - 식사 - 로밍 - 면세점 - 비행기 탑승! 탑승구역과 가깝다는 H구역에 주차하니 오후 1시. FOC티켓이라 웹체크인/사전좌석지정이 불가한데, 둘이 떨어져 앉으면 안된다며, 여행사에서는 3시까지 가도 충분하다고 했는데 굳이 서둘러 공항으로 왔다. 중국인들이 바글바글한 아시아나 체크인 카운터에서 OZ232편 18번 창가에 나란히 체크인 했다. 신한은행 환전센터 가서 스피드환전 어플로 신청한 달러를 수령. 환전 신청할 때만 해도 1100원선이었는데 28일 당일 공항에서는 1200원에 환전됐다. 달러가 곧 유로를 뚫.. 더보기
일상과 여행 중간 어딘가 ​ 하와이행 비행기 탑승 두 시간 전이다. 가이드용 저렴이 티켓을 겟하는 바람에 웹체크인 불가로 탑승을 8시간 남겨둔 1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항공 체크인을 하고 환전수령 후 로밍을 하고 밥도 먹고 면세점 쇼핑까지 했는데, 심지어 하와이 여행 책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는데도... 시간이 남았다. 공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 불경기라는 뉴스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많은 인파들. 줄서서 들어가는 명품매장들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더없이 호황인 듯 하다. ​아시아인 유럽인 미주인 여러나라 사람들이 캐리어를 끌고 선글라스를 걸치고 쇼핑을 하며 여행 기준을 내고 있다. 나는 짧은 감상을 적고 그는 통유리릉 통해 에어버스를 구경한다. 치즈팩토리가 유명하데 거기가자! 응 그래~ 와이키키 해변에서 누워 책보자! 응.. 더보기
[128일][9월26일] 추석풍경 추석풍경 추석맞이 가족들이 모였다. 오빠와 새언니는 조카를 돌보느라 여념이 없고 이모는 시댁에 언제 갈지 이모부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고 엄마는 음식 준비에 정신이 없다. 우리 둘만 온전히 먹고 즐기는 상태. 명절에 친정에서 가족들 얼굴을 보려면 꼭 8~9시간 넘게 귀성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런데 지난 주 시댁에 미리 다녀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명절 연휴 첫 날이다. 어제 퇴근 후, 친정에 가져갈 것들을 챙기고 오늘 아침 미장원에 다녀왔다. 추석맞이로 머리했냐는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 했지만 사실 곧 있을 하와이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이 더 컸다. 신랑과 나는 나란히 사이좋게 파마를 했다. 엄마가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은 음식들을 먹었다. 톳으로 쪄낸 건강 밥, 다시마와 톱, 문어숙회, 가자미 회, 왕갈비에 .. 더보기
[126일][9월24일] 24365 24365 다이어리를 폈다. 오늘 할 일을 적으려는 찰나, 24일에 가득한 글씨를 봤다. 이건 뭐지? 아차, 23일의 일들을 24일 지면에 적었다. 이걸 어제는 왜 몰랐을까. 24일을 23일로 바꾸고, 23일을 24일로 고쳤다. 어제도 24일, 오늘도 24일, 24일을 두 번 사는 기분이다. 24365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시스템이 쉬지 않고 장애 없이 ‘24365’ 24시간, 365일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개발자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물론, 인간이 만드는 시스템은 쉬지는 않았지만 장애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24365라는 얘기는 내게 공염불 같았다. 개발에서 배운 것 중 내 삶에 차용하고 싶은 게 바로 24365다. 무장애(를 표방하는) 시스템처럼 지치지 말고 활동적으로 혈기 왕성하게 살아보고자 했.. 더보기
[125일][9월23일] 사건, 합평, 사람, 사람,.. 사람 사건, 합평, 사람, 사람,.. 사람 나는 카페에서 일어난 그간의 일들이 ‘온라인’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다고 본다. 데이터에 입각해 객관적으로 쓴다는 보도기사만 봐도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하는데, 육성이 아닌 온라인상의 댓글(혹은 글)을 보면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하여 글을 적은 사람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인될 수도 있고, 그래서 민감한(또는 불편한, 깊이 있게 논의하고 싶은) 사항 – 젠더의 문제 같은 - 이라고 생각되는 이슈는 가능한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고 얘기했으면 한다. 그래야 말에 담겨있는 뉘앙스, 억양, 표정과 같은.. 맥락을 이해하게 하는 증거들을 통해, 서로 오해하거나 불편해하는 지점을 명확하게 설득하고 이해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또 늘상 말하는 .. 더보기
[124일][9월22일] 분란 분란 오늘 수업이 있는 날이다. 요즘 내 삶에 활력소가 되는 이 수업은 외줄타기 같다. 한 번 수업에 갈 때마다 머리가 깨지는 것 같은, 내 사고에 금이 가는 것 같은 충격을 느끼곤 한다. 사람에게서, 사람들의 말에서. 그랬던 곳에 분란이 일고 있다. 핵심은 ‘성’이다. 그 누구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일부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불합리함을, 남성들은 일반화된 인식의 피해를 성토한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묘사에 불편해하고 어지러워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단 말인가. 우리 모두 피해자다. 더 나아가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에 대한 것도 논의되고 있다. 몇몇은 전화로,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누구누구의 의견이 맞고 틀리는 지 언쟁을 하고 있는 듯. 문제는, 모두가 있는 공공의 장소에, 모두가 읽고 생각.. 더보기
[123일][9월21일] 가사노동과 글 그리고 신랑 가사노동과 글 그리고 신랑 집안일에 대한 ‘언짢음’이 우리를 훑고 갔다. 나는 우울하한 기분을 글로 풀었고, 신랑은 냉랭한 나의 눈치를 봤다. 글쓰기 모임에 가니 동조자가 많았다. 나아가 남자(가사에 냉담한)를 함께 비난해주는 분위기였다. 우울함이 떨쳐져 기쁜 와중에 내 반쪽을 내 스스로 욕되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다음 날, 그에게 글을 보여줬다. 이런 글을 썼어. 사람들이 읽고 칭찬 많이 해줬어. 신랑 나빴다고 욕해주더라. 슬며시 웃던 그는 어디 한 번 보자며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 그는 내 글을 정독했다. 어떠냐는 질문에 슬쩍 웃기만 한다. 퇴근하고 오는 길, 밥을 뭐해먹을까 레시피를 알아보고 있는데 라면을 끓여 먹잔다. 몸에도 안좋은 거 왜 먹으려고 하느냐 했더니 오늘은 금요일이니, 분식.. 더보기
[122일][9월20일] 엄마 엄마 엄마와 데이트를 했다. 전해줄 것이 있다는 핑계로 엄마를 따로 만났다. 시댁, 회사일, 지방이전 등등 매번 했지만 또 해도 아쉽지 않은 엄마와의 대화. 엄마는 요즘 자전거를 타고 계신다. 오빠와 내가 결혼 전 몇 번 자전거 교육을 시켜드렸다. 교수자의 열의가 부족했는지 엄마는 뒤에서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두 발 자전거를 혼자 타지 못하셨다. 퇴직하면 가장 먼저 하겠다고 생각했던 일이라고 하셨다. 하루에 두 시간씩 일주일에 다섯 번 자전거 교습에 나가신다. 초급반을 수료하고 중급반까지 이미 진급하셨단다. 며칠 전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자전거와 함께 구르셨다고 했다. 무릎과 어깨, 손까지 여기저기 멍 투성이었다. 괜찮다며 웃어보이시는 데 나는 왜 괜찮지가 않을까. 엄마는 항상 진취적이시다. 배우고 .. 더보기
[121일][9월19일] 시댁과 나 시댁과 나 시댁 성묘를 다녀왔다. 경남 김해였다. 첫 성묘때 서로 고단했던 나의 음식준비 때문이었는지 어머님은 더 이상 나에게 음식을 요구하지 않으셨다. 먼저 도착한 우리에게 미션이 떨어졌다. 아버님께서 묘비를 정돈하고 있으라 하셨다. 손에 흙을 묻혀가며 닦고 또 닦았다. 내가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묘비를.. 하는 생각이 스쳤다. 신랑의 진중한 자세가 없었다면 나는 순수히 응하지 않았으리라. 물티슈로 닦고 휴지로 광을 내고 음식놓을 자리를 마련했다. 어머님이 준비해오신 음식을 가방에서 꺼내고 아버님이 매번 말씀하시는 차례 지내는 법을 또 들었다. 술을 몇 잔 조상께 올리자 아버님이 당신의 아버님께 술 좋아하시는데 술 많이 못 올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때 어머님이 받아치시길 ‘당신도 술 많.. 더보기
[120일][9월18일] 그녀에 대해(2탄) 그녀에 대해(2탄) 한 가지 사건이 있었다. 내가 책을 주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고 그녀가 손을 들었다. 헌데 그러는 사이 헌책을 이용해 북카페를 운영하시는 한 지인이 헌책을 모두 매입하시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책을 빌려준 후, 다음에 만날 때 반납하라고 했다. 알겠노라고 대답하고 끝났다. 책을 받게 된 날의 일이다. 책을 누구한테 빌려주는 거야? 아니, 파는거야. 나한테 준댔잖아! 아닌데? 책 주던 날 다음에 반납하라고 했잖아. 반납하라고 했지 다시 달라는 말은 안했잖아. 따지고 드는 말투에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너에게 내 스케줄을 다 말해야 하느냐, 내 책 내가 가져가겠다는 데 뭘 이렇게 따지고 드느냐, 맞대응하려다 언니니까 참자 싶었다. 피날레는 이모로부터였다. 집에 가려고 짐을 싸는.. 더보기